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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가뭄, 산불 위험 증가…전력설비는 안전할까?

"올해 봄,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산불 위험이 커지면서 전력업계도 비상 태세에 돌입했습니다."

봄철 가뭄, 산불 위험 증가…전력설비는 안전할까?

올해 봄,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산불 위험이 커지면서 전력업계도 비상 태세에 돌입했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산불 위험이지만, 올해는 특히 지난겨울 강수량이 평년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전력설비 보호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39.6mm로, 평년(90.9mm)의 43.6% 수준에 불과했는데요, 이는 기상 관측 이래 네 번째로 적은 강수량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236.7mm)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입니다.

<특히 전력업계가 주목하는 강원도는 역대 하위 5위 안에 들 정도로 강수량이 적어 산불 위험이 더욱 높아진 실정입니다.

전력망을 위협한 과거 산불 사례

산불이 전력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큽니다. 과거 사례를 통해 산불로 인해 전력망이 어떤 위기에 처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2036년 기준 전력수요 전망: 최대전력(하계 기준): 10차 122.6GW → 11차 138.2GW (+15.6GW)

① 2019년 고성-속초 산불

2019년 발생한 고성-속초 산불은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전봇대 개폐기에서 발생한 스파크로 인해 시작됐습니다.

이 산불은 1,757ha의 면적을 태우며 재산 피해 1,309억 원, 사망 2명, 부상 11명의 피해를 발생시켰습니다.

특히 강원도는 수도권에 전력을 송전하는 주요 지역이기 때문에, 당시 화재로 인해 주요 송전선이 손상되면서 서울 지역 대규모 정전 사태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한국전력거래소 관계자는 "계통 운영을 담당하던 직원들이 사표를 준비할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이었다"며, "다행히 남아 있던 몇 개의 송전선을 활용해 기적적으로 전력 공급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② 2022년 울진-삼척 산불

2022년 울진-삼척 산불은 강풍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면서, 한국수력원자력 한울 원자력본부 인근 3km까지 접근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방청은 한울 원전 방어 태세를 강화했고, 한국전력거래소는 원전 인근 송변전설비가 화재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우려해 한울 1~5호기의 출력을 50% 감속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전력업계의 산불 예방 및 대응책

2019년 고성-속초 산불이 한전 설비에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한국전력공사는 대규모 배상금을 부담해야 했는데요, 이후 한전은 산불 예방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며 전력설비 보호에 나섰습니다.

대표적인 조치로는 전봇대 교체, 송전철탑 감시카메라 및 통신설비 설치, 자동 확대 추적 기술을 활용한 ‘전력 인프라 기반 산불 조기 대응 시스템’ 구축 등이 있다.

이 시스템은 2024년 BIXPO에서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전KDN은 SCADA 시스템의 개폐기 작동 횟수를 기존 200회에서 3회로 줄여 개폐기 스파크 발생 가능성을 대폭 낮췄습니다.

올해 3월, 한전은 국립공원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산불 예방과 전력설비 보호를 위한 협력을 강화했습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전력설비와 수목 간 안전 이격거리 유지 △위험 수목 관리·제거 △산불 감시 인력 공조체계 구축 △전력설비를 활용한 AI 기반 산불 실시간 감시체계 구축 등이 포함됩니다.